피부를 데이터로 측정한다는 것: 피부과 의사의 기록

피부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은 정말 존재할까요? 피부과 전문의가 전공의 시절부터 품어온 이 질문이 인스킨랩과 인스킨뷰로 이어진 이야기입니다.

피부를 데이터로 측정한다는 것: 피부과 의사의 기록

피부 관리를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시술, 정말 효과가 있었을까?" 거울 앞에서는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 역시 피부과 의사로 오래 일해 왔지만, 이 '느낌'의 문제를 한동안 풀지 못했습니다. 인스킨랩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 회사입니다.

제 첫 논문은 여드름과 모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대학병원 교수와 의료 인공지능 회사의 Medical Director를 거쳐, 지금도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피부과 전문의입니다. 전공의 시절, 당시 막 나온 최신 장비였던 마이크로니들 RF(microneedle RF)를 다룰 기회가 있었습니다. 요즘 많이 쓰는 포텐자, 시크릿 같은 장비가 마이크로니들 RF의 대표 장비죠.

이 장비로 여드름과 모공 개선 효과를 평가한 연구가 제 첫 1저자 SCIE 논문이 되었습니다. 초기 연구 중 하나였던 덕분에 지금까지 160회 넘게 인용되었습니다. 감사한 일이지만, 정작 논문을 쓰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건 다른 질문이었습니다.

'객관적'이라던 측정도 객관적이지 않았습니다

효과를 검증하려고 여러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전문가가 눈으로 매기는 종합 평가(IGA)부터, 피부결 거칠기, 수분 손실량(TEWL), 고해상도 초음파, 피부 속을 들여다보는 현미경, 피지량 측정기까지. 제가 느낀 효과도 좋았고 장비 수치도 잘 나와서 논문은 잘 마무리됐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전문가 평가가 주관적이라는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토피에 쓰는 EASI, 건선에 쓰는 PASI 모두 평가자의 판단이 들어갑니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객관적'이라 믿었던 장비 측정마저 그랬다는 점입니다.

  • 측정 부위(probe를 어디에 대는지)에 따라 값이 달라졌습니다
  • 방의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 장비 보정 상태에 따라 결과가 흔들렸습니다
  • 회사가 다른 장비끼리는 결과값을 서로 합칠 수 없었습니다

피부에는 왜 '표준'이 없을까

내과를 떠올려 보면 이상합니다. 혈압이나 혈당은 어느 회사 장비로 재도 값이 서로 호환됩니다. 그래서 병원을 옮겨도, 집에서 재도 같은 기준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피부는 A 장비로 잰 색소와 B 장비로 잰 색소가 서로 다른 데이터가 됩니다. 합칠 수 없으니 비교하기도 어렵습니다.

전공의 시절부터 이 질문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피부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정말 존재할까?"

그 질문에서 인스킨랩이 시작됐습니다

인스킨랩이 만드는 인스킨뷰는 셀카 한 장으로 피부를 주름·색소·처짐·피부결·볼륨·붉음 여섯 축으로 분석하고, 시술 전후의 변화를 같은 기준으로 추적하도록 돕습니다. 장비나 진료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던 '피부의 느낌'을 하나의 잣대 위에 올려두려는 시도입니다.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내 피부를 바라보고 싶은 분이라면, 인스킨뷰에서 그 첫 기준선을 만들어 보시길 권합니다.